비염이란
"비염"이란 코안(비강 내)의 염증을 뜻합니다. 크게 "알레르기성 비염"과 "만성 비염"으로 나누어지지만, 2가지 비염을 명확히 구분하는 기준은 없습니다. 알레르기성 비염 중 하나인 통년성 비염 (4계절 내내 지속되는 비염)을 만성 비염으로 칭하기도 합니다. "급성 비염"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감기로 인한 합병증이며, 적어도 1개월 이내 자연치유 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비염을 진단하는 일반적인 기준은 비강 내의 염증 반응을 확인하는 것이지만 임상적으로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코 막힘, 콧물, 재채기와 같은 증상의 유무로 비염을 진단합니다. 학문적으로는 급성 비염, 만성 비염, 알레르기성 비염, 혈관운동성 비염, 비후성 비염과 같이 세부적으로 나눌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만성 비염이 있는 사람은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혈관운동성 비염을 함께 지니고 있으므로 임상적으로 분류하기 애매하기는 합니다.
비염 자체는 치명적인 질환이라고 보기 어려우나 치료가 쉽지 않고 삶의 질을 현저하게 떨어뜨리는 질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알레르기성 비염의 경우 서양에서는 10~20%, 한국에서는 15%의 유병율을 보이고 있으며 대기오염이나 식품첨가물의 사용 증가, 도시화 등의 환경적인 변화로 인해 유병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비염과 비슷한 증상을 가진 질환 중에 축농증이 있는데 둘다 코막힘, 콧물, 재채기 증상이 있다는 점에서 증상만으로 비염과 축농증을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축농증은 글자 그대로 농이 부비동에 쌓여있는 것이기 때문에 대개 감기가 오래 낫지 않거나 알레르기성 비염이 오래되어 염증 반응이 부비동까지 파급될 때 발생하게 됩니다.
비염 증상
1) 만성 비염
코 막힘이 주된 증상이며 좌우가 교대로 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오전에 코 막힘과 콧물 증상이 가장 심하고 오후가 되면서 완화되는 편입니다. 콧물의 색깔은 대개 맑지만 세균 감염이 있는 경우 황록색의 화농성 비루가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성 비염의 경우 지속적인 염증 반응으로 인해 신경이 노출되어 발작적인 재채기를 할 때도 있습니다.
2) 알레르기성 비염
주변 환경과 알레르겐에 노출되면서 발작적인 재채기를 연속적으로 하게 하고 동시에 맑은 콧물이 흐르며 눈과 코의 가려움증과 코 막힘이 있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전신적인 소양감이 동반될 때도 있습니다. 증상이 지속된다면 합병증으로 중이염, 부비동염, 인후두염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3) 혈관운동성 비염
비 혈관의 정상적인 운동에 불안정 상태를 일으키는 알레르기로서 특히 심리적 인자, 정서적 요인, 피로 등과 밀접한 관계를 보이게 됩니다. 비혈관 운동의 불안정 상태로 비폐색을 주로 호소하거나 또는 과도한 수양성 비루를 일으키는 증상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0~30대 여성에게 발작적인 재채기와 함께 비루(콧물)가 과다하게 분비되는 경우가 많으며 그 밖에 후비루, 안면신경통, 두통, 불쾌감, 피로감, 편두통 등의 증상도 나타납니다.
4) 비후성 비염
코 막힘이 주요 증상이고 콧물 및 후각 장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코 막힘은 보통 좌우가 교대로 막히며 증상의 정도가 다양합니다. 심할 때에는 양쪽 코가 모두 막히고 코로 숨 쉬는 것이 힘들어 지므로 환자는 입으로 숨을 쉬게 됩니다.
비염 원인
1) 만성 비염
급성 비염에 대한 치료가 불완전하여 비염이 반복될 때 나타납니다. 부비동이나 편도 조직의 만성적인 염증으로 인해 비염이 오랫동안 지속되거나 전신적인 영양 상태가 불량하거나 면역력이 약할 때도 만성 비염이 나타납니다. 기타 알레르기성 비염의 지속, 비강 구조의 이상, 자율신경계의 불균형, 호르몬 이상, 약물에 의해서도 유발됩니다.
2) 알레르기성 비염
알레르기성 비염을 유발하는 원인 항원을 "알레르겐"이라고 합니다. 꽃가루, 곰팡이, 집 먼지 진드기, 동물의 털, 곤충의 분비물과 같이 호흡기를 통해 흡입되는 것들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이 대표적이지만 음식물이나 약물 등에 의해서도 알레르기성 비염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유전적인 영향도 있는데, 부모 중 한 사람이 알레르기성 질환이 있을 경우 자녀도 알레르기성 질환에 걸릴 가능성은 50% 정도이며, 양 부모가 알레르기 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확률은 약 75%로 증가합니다. 아토피 피부염,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을 3대 알레르기성 질환이라 하는데 알레르기성 질환을 겪는 환자의 75% 정도가 25세 이전에 증상이 시작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3) 혈관운동성 비염
혈관운동성 비염은 외부 온도, 냄새 등 비특이적 외부 자극 요인에 의한 비강 점막의 과민반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강 점막의 점액선에 자극을 받거나 무해한 자극에도 과민하게 반응하는 신경세포의 이상으로 인해 혈관운동성 비염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4) 비후성 비염
비강(코안)의 구조적 변형으로 인한 비염입니다. 급성 비염을 적절히 치료하지 못해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감염성 만성비염 이외에 비중격만곡증, 알레르기, 외부 환경, 약물, 음식물, 정서적인 원인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축농증이나 편도 조직의 만성적인 염증으로 인해 비염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우 또는 전신적 영양 상태나 면역 상태가 좋지 않아 급성 비염이 잘 치료되지 않았을 때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비염 치료
일반적으로 알레르기성 및 만성 비염은 유년기에서 사춘기까지 증상이 심해졌다가 성년이 되면서 증상이 완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증상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질병, 면역력, 주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증상이 변화되기도 합니다. 사실 비염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서양의학에서 알레르기성 비염의 경우 스테로이드제를 쓰지만 약을 투여할 때만 효과가 있고 다시 알레르겐에 노출되면 재발한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환자에게 원인 알레르겐을 소량부터 차츰 농도를 높여가며 투여하여 환자의 면역반응을 조절함으로써 증상을 경감시키는 이른바 "면역요법"이라는 치료법이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3~5년간의 긴 시간 동안 치료를 시행해야 합니다.
이렇게 막대한 시간 및 비용을 투자하더라도 비염을 100% 치료하기는 어렵여럽습니다. 비후성 비염의 경우 수술적인 치료법으로 비갑개 성혈술이나 비갑개 절제술, 레이저 수술, 고주파를 이용한 수술 등을 하는데 수술로써 만족할 만한 효과를 보는 환자군은 전체 환자군 대비 소수에 불과합니다.
* 한방 관전 치료법
1) 침
몸 안에 습열이 가득하면 염증 반응이 심화되어 비염 역시 악화됩니다. 영향, 상성, 인당, 합곡, 사백, 족삼리 혈에 침을 놓아 막혀 있던 기를 순환시켜 소통을 시켜줍니다. 쉽게 말해서 방안에 습기가 가득할 때 창문을 열어서 환기시키면 쾌적하게 되듯이 침으로써 몸의 기운을 바로잡아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한약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만성 비염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찾아보면 몸의 면역력이 약해져서 특히 패신 기능이 저하된 것과 관련이 깊습니다. 외부 환경의 변화를 몸이 따라가지 못해서 발생한 것인데 이때는 한약으로써 폐신 기능을 정상화시키고 면역력을 강화시켜야 합니다. 육미지황환이나 보중익기탕 가감방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콧물을 습기로 볼 수 있는데 환자의 증상에 따라서 몸에 있는 습기를 인위적으로 빼주는 약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는 방풍통성산, 용담사간탕과 같은 약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3) 뜸
몸이 차가우면 기운이 소통되지 않고 몸이 따뜻해지고 적정 체온이 유지되면 기운이 잘 소통됩니다. 기가 잘 흘러야 면역력이 생기고 병에 걸리지 않으며 비염을 유발하는 비강 내부의 점막 기능도 정상화됩니다. 뜸으로 몸을 따뜻하게 해 주고 기를 순환시켜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4) 약침
사람에 따라서 소화 기능이 약하거나 간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한약을 복용하더라도 그것을 온전히 흡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약침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는데 깨끗하게 정제된 한약재를 액화시켜서 비염과 관련된 혈자리에 투여하면 먹는 한약보다는 좀 더 직접적이고 일반 침 치료보다는 강력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5) 추나요법
근골격계 질환에 많이 쓰는 추나요법은 비염 치료에 직접적인 역할을 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잘못된 자세로 인해 몸이 틀어지고, 특히 거북목인 경우에는 자율신경계에까지 악영향을 미쳐서 비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때 추나요법으로 자세를 바로잡아 주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비염에 관한 생활정보
1) 비강 식염수 세척
비강 식염수 세척은 비강 내부의 이물질 및 염증 유발 인자들을 식염수로 세척하는 것입니다. 비염 치료에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니지만 꾸준히 하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➀ 주사기에 미지근한 (30~35도) 식염수를 채운 다음 코 안에 뿌려주면서 코로 흡입합니다.
➁ 식염수를 코로 흡입한 다음(다소 따갑고 불쾌할 수 있으나 계속합니다) 식염수가 목 안 식도로 흘러내리게끔 합니다. 식도로 식염수가 내려간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세척된 염증 물질이 위장 안으로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사멸됩니다. 혹은 식염수가 구강 안으로 들어갈 때도 있는데, 이때는 억지로 삼킬 필요 없이 뱉으면 됩니다.
➂ 보통 한쪽 코에 100~200cc가량 주입하는데 더 많이 해도 됩니다.
➃ 만성 비염의 경우 증상이 심한 아침에 기상 후에 하도록 하며 염증 물질이 비강 안에 많이 쌓여 있을 저녁에 한 번 더 해주면 좋습니다.
➄ 비강 세척은 날마다 하도록 하며 적어도 3개월 이상 꾸준히 시행하면 증상의 완화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2) 비염에 좋은 혈자리 지압
➀ 영향혈 : 후각의 기능을 회복시켜 향기를 맡게 하는 혈
➁ 위치 : 코 양쪽 끝에서 한 마디 옆
➂ 자극법 : 양쪽 검지 손가락으로 지그시 눌러줍니다. 콧물이 날 때 수시로 자극하면 좋습니다.
3) 생활습관
만성 비염, 알레르기성 비염의 치료 목표는 증상을 없애거나 증상이 남아 있더라도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주변 환경 관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또한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비염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특히 겨울철 외출 시 마스크와 스카프를 착용하고 여름이나 겨울철에 실내 외 온도 차이가 크게 나지 않도록 적정 온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먼지, 온도의 변화, 담배연기나 매연, 피부에 바르는 화장품이나 로션, 스트레스 등도 비염의 유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침대, 이불, 베개, 담요 등 먼지와 집 먼지 진드기가 쉽게 끼면서도 방출되기 어려운 침구들은 지퍼가 달린 커버를 사용하며 커버는 가능하면 삶아서 살균하도록 합니다. 특수 필터가 장착된 진공청소기를 이용한 실내 청소도 도움이 됩니다. 최근에는 진드기 살충제 등이 개발되었으므로 활용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개나 고양이털과 같이 동물의 분비물이 원인 항원이라면 집안 혹은 집 근처에서 동물이 머물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나 동물이 사라지고 나서도 6개월 정도는 집안에 동물과 관련된 항원이 잔류하여 비염이 지속될 수도 있음에 유의합니다. 특정 음식을 먹고 나서 비염 증상의 악화를 경험한 경우가 아니면 음식을 가려서 먹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일부 환자는 특정 음식을 먹은 후에 비염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특정 음식을 먹은 후 반복적으로 증세가 나타나면 음식에 의한 알레르기인지 확인하도록 합니다.
비염의 원인 및 증상, 치료 및 예방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